언제 봐도 기묘한 투구 디자인

2 2,912 2022.08.16 11:14

작중 왕전의 검은 투구를 보면 눈의 띄는 특징이 두 가지가 있음. 

 

1. 투구 뒤쪽으로 귀신 같은 얼굴이 디자인됨

 

2. 이마부터 코까지 가릴 수 있게 가면이 부착되어 있음 

 

 

 

언젠가 이 투구 디자인에 대한 떡밥은 초나라 멸망전 때쯤 가서야 풀리지 않을까? 라고 기대해 봄.

 

호첩전 당시 호첩의 본진으로 끌려갔던 뇌토랑 그의 부하들이 분풀이 차원으로 엄청난 고문을 받았는데 그중 한 명은 낯가죽이 벗겨지고 말았음. 

호첩전이랑 업 공략전을 동시에 재정주행하면서 연결해본 것인데.. 

 

일단 작가는 왕전을 <스스로 왕이 되고 싶다는> 야심을 가진 인물로 재창조했고, 소양왕 시절에는 왕씨 가문 분가 출신인 왕기와 달리 

종가 출신인 왕전은 위험한 사상 때문에 중용되지 못하고 음지를 쭉 떠돌았다고 행적을 덧붙였음.

 

 

 

그때 당시 어떤 상황이 있었을지 추측해보았는데..

 

1. 왕전이 정말로 반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됨 

 

2. 자신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면서 유쾌하고 정직한 왕기랑 다르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왕전이라서 능력을 인정해도 경계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반란을 도모하고 있었다고 하니 소양왕의 배신감과 혐오감이 극에 달함

 

3. 백기가 자결하고 딸인 규까지 전사해 세상을 떠난 와중에(작가가 이렇게 타임라인을 설정할 수도 있을 것 같음) 

왕전의 반란 준비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과 같았지만 일단 소양왕이 분노를 억누르고 왕전을 궁으로 소환 

 

4. 자기가 마침내 백기의 후임이 되고 그 이후엔 진왕의 왕좌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궁으로 들어온 왕전을 왕궁 근위대가 포위/기습공격으로 생포

 

(왕전이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뒤에서 날아온 일격에 머리를 맞고 기절했을 수도?)

 

5. 왕궁 지하감옥에서 얼굴 가죽이 뜯겨지고 초주검이 될 정도로 엄청난 고문을 받은 끝에 반란을 일으키려 했다고 소양왕 앞에서 실토

 

6. 자백까지 받은 타이밍에 당장이라도 처형할 수 있지만 왕기와 대등한 군재를 갖췄고, 

호상의 평가대로 군략만으로 육대장군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왕전이라서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함

 

7. 따로 왕기를 불러서 왕전의 처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소양왕이 의논해보려고 했으나 평소와 다르게 돌처럼 굳은 표정의 왕기

 

8. 자신은 그것에 대해 어떤 권한도 없고 왕전의 생살여탈권은 오직 대왕에게 있다고 선을 확실하게 그음

 

9. 결국 죽이지 않는 대신 살아있는 동안 음지를 떠돌라는 조건을 내걸고 반란을 일으키는 그 순간 

진나라에 어떤 희생이 발생하든 모조리 불사해서라도 죽일 것이라고 소양왕이 경고한 다음 함양 밖으로 왕전을 내쫓음

(함양 안에 있는 왕씨 가문 일족들은 당연히 인질)

 

10. 얼굴 가죽이 반이나 벗겨지는 엄청난 고문을 견뎌내고 살아남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범주를 초월한 멘탈을 왕전이 갖게 됨 

 

11. 자기 죄를 부정하면서 소양왕에 대한 증오심과 원한, 스스로 되고 싶은 존재(왕)를 잊지 않기 위해 평생 얼굴을 가리게 될 특별한 투구를 제작

 

 

 

알여에서 최측근들(아광, 전리미, 창앙 다 투구를 벗고 있었음)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왕전은 투구를 벗지 않았고, 

합종군 전투 때는 깊은 밤 혼자 있었을 때 투구를 벗었으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음. 

 

일단 정면에서 보면 얼굴을 가리고 있고 투구 뿐만 아니라 몸에 걸친 갑주에도 귀신의 얼굴이 곳곳에 박혀 있어서 위압감이 장난 아닌 수준임. 

투구 뒤쪽에도 박혀 있는 귀신의 얼굴은 마치 <나는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지만 동시에 뒤에 대한 경계 또한 늦추지 않는다>는 일종의 경고인 것 같음.

 

캐릭터 재창조로 작가가 왕전과 대등한 이목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모독하는 반면에..

 

실제 역사와 다르게 스스로 왕이 되겠다는 위험한 야망 하나를 언제 이룰 수 있을지 왕전이 간을 보면서도 작중 위상이 전혀 추락하고 있지 않는 상태임. 

어쩌면 작가는 초나라 멸망전 최후반에 가서 왕전이 평생을 바쳐 왕이 되고자 했던 야망이 무너지는 것으로 왕전의 대장군 커리어를 끝내지 않을까 싶음. 

Comments

ㅋㅋㅋㅋㅋ 2022.08.16 15:26
뭐라는 거야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8.16 16:05
와 투구하나로 이런 생각을한다고? 세상 심심할게 없겠다 얜